변한 게 없다. 

사실 변한 건 많다. 

 

1. 미성년자에서 성인이 되었다. 

2. 해외여행을 다녀봤다. 

3. 일을 하기 시작하니 이전과 다른 돈이 생겼다. 

4. 5년간 돈을 모으면 대출을 껴서 지방에 1~2억 하는 아파트를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계획을 세웠다. 

5. 인생이 더 재미없다. 지루하다. 

6. 정말 학생때가 좋았다. (그때로 돌아가고 싶다....)

7. 인간관계는 노력보다는 인연이 타고났다고 느낀다. 

 


 

어릴 적 나는 성인이 되면 티브이에 나오는 연예인이나 유튜브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이쁘고 아름답고 우아하게 살 줄 알았다. 

그런데 그건 아니였다. 성숙해진 겉모습에 내면은 그대로 여전했다. 변하지 않은 나의 모습이 그리고 나의 친구의 여전한 모습들이 조금은 인생의 허탈감을 안겨주었다. 

 

어릴 때의 100원이 아까워서 문방구에서 불량식품을 잘 사 먹지 않았던

나는.. 그렇게 아끼고 알뜰살뜰 모아서 아주 소중하게 20년동안 모은 돈은

성인이 된 후 겨우 반년이면 모을 수 있는 돈이었다에 엄청난 괴로움을 느꼈다. 

 

그 돈이 뭐라고 나는 우리 집이 거지인 줄로만 알아서 부모님이 보내준다는 학원도 자진해서 가지 않았다. 

지금은 엄청 후회한다. 그때 나는 왜 우리 집이 거지라고 오해하면서 살았을까??

그 오해가 커지면서 밖에서 잘 사지 않으니 나의 취미라는 소소한 취향도 전혀 없었다. 

뭐든지 밖에서 하는 무엇이든 돈이 필요하니까.. 그 생각에 삶의 의욕이 떨어졌었다. 

 

나의 삶의 의욕은 저 깊은 밑바닥으로 땅밑 어딘가에서 퇴적되어서 사라져 갔다. 

물론 지금은 중고로 싸게 100만 원 이하로 산 맥북과 몇백을 들여서 간 해외여행 등 돈을 크게 쓰는 것을 경험해 봤다. 

하지만 돈은 계속 생기는 것이 아니기에 쓰면 사라지고 그 사라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여전히 돈을 막 쓰지는 않는다. 

 

정말 나의 삶은 의욕이 없다. 

가장 보통의 삶이자 가장 평범한 삶이 그 누구보다 힘든 일이라고도 누군가는 말한다. 

이게 가장 행복한 줄도 모르고...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불우하게 생각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. 

 

하지만 사연 없는 삶 따위는 없다고. 그 누구도 자신만의 결핍이나 트라우마, 스트레스는 존재하기 마련이다. 

사라질 모든 걱정은 집어던지고, 그저 이 순간에 현재에 집중하고 싶다. 

미래 따위도 필요 없다. 지금 이 순간 현재라는 공간에 이렇게 글을 쓰는 행위라는 감각을 느끼며 집중하는 나를 좀 더 느껴보고 싶다. 

 

 

일기만도 못한 이 낙서 같은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며 집중하는 순간이 이전과는 다르게 약간은 평온해진다. 

예전에는 무의미하게 지나쳤던 모든 것이 그 무기력함에 한 달 만에 5kg이 찐 나의 과거들이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. 

너무 나도 느리고 느린 나의 속도를 타인의 속도에 따라가려고 했던 것 같다. 그렇기에 작은 성취도 못 느끼고 바로 사라져 갔던. 그 한심한 과거가, 내가 깨달음을 알았다. 

 

너무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의 모든 순간을 나는 이제 작게나마 시작해 보려고 한다. 

버킷리스트, 1년 목표 등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,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?

몇 시에 잠에 들고, 몇시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이렇게 자기 전에 마무리로 글을 쓰는 되게 귀찮지만 꼭 오늘 해야 할 일 같은 것을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. 

 

이 마음이 이 글을 쓰다가 들어던 만큼.. 쉽게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. 

하지만 오늘이 글을 시작으로 매일 조금씩 나의 생각을 기록하며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. 

 

이 몇 글자 안 되는 것이 나에게는 10분이 아니라,  30분에서 1시간이 걸리지만

조금씩 시간을 줄여가지는 목표가 아니라, 느린 나의 속도라도 매일 꾸준히 천천히 조금씩 하는 것이 나의 목표로 다짐했다.!

 

 

 

 

아! 번외로 [꾸준히] [천천히] [조금씩]이라는 이 세 개의 단어가 주인공의 이름으로 나오는 네이버 웹툰이 있다. 

웹툰 제목은 [아직 제목 없음] 이라는 것인데, 요즘 보면서 참 위로가 되는 것 같다. 

물론 주인공이름은 쎈발음(?)이 없이 구준휘, 천천희, 조금식이라는 약간은 변형된 발음으로 지어졌다!

- 이 웹툰은 정말 단순하게 미성년자의 하루 일상이지만, 그 일상이 마저도 하루하루 도전하듯이 살아가는 모습이 보인다. 

- 이 글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강추한다. 

 

 

 

 

 

 

+ Recent posts